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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쌈밥집 푸짐한 집밥이 그리울때 가는곳

일상라이프



제가 아는 몇몇 친구들은 독립해서 자취하는 처지입니다.
평일엔 점심은 회사 근처 식당에서 먹고 저녁은 대충 때우는 일상을 보내다가
주말이 되면 약속이 없는 날엔 라면이나 끓여 먹고 뒹굴대기 일쑤죠.
그러다보니까 한상 제대로 차린 한식을 먹을 일이 거의 없더라고요.
독립하기 전엔 항상 엄마가 차려줬기에 그 소중함을 몰랐는데 요즘 깨닫고 있다고 합니다.

 

 

"야야 나 영종도에서 끝내주는 쌈밥집 알고있는데..."
라고 말한 건 제 친구 녀석인데 이 녀석도 저처럼 자취한 지 오래된 녀석입니다.
저와 같은 갈증을 느꼈었는지 반찬이 잔뜩 깔리는 한식 차림이 너무 좋았다며 호들갑을 떨더라고요.
그래서 자취하는 친구 몇명을 더 모아서 드라이브 겸 영종도쌈밥집 미송쌈정식에 방문했습니다.

 

 

엄청 다양한 반찬들이 줄을 섭니다.
"이 가격에 이 메뉴가 말이 되냐?"
이 집을 추천한 친구가 법석을 부립니다.
다른 친구들도 저렴한 가격에 비해서 정말 반찬들이 많이 나온다고 좋아합니다.
특히 이 젓갈들은 제가 젤로 좋아하는 건데, 중독성이 강하더군요.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라고나 할까요?

 

 

"야 여긴 김치도 맛있다."
보통 음식점 가면 국밥집이 아닌 이상 김치는 남기기 일쑨데 여기선 아주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다 먹으니 리필도 해 줍니다.. 이 가격에 이런 상을 받은 것도 놀라운데 리필이라니, 친구들이 아주 좋아하더군요.

 

 

오늘은 모를 절임도 나옵니다.
깻잎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뭐 상관없어요.
맛만 있으면 그만이죠.
저희는 상에 깔린 반찬들을 하나씩 먹어보면서 품평회에 들어갔습니다.
결론은 모두 맛있다는 거. 그래서 이 집을 추천한 친구의 콧대만 높아졌습니다.
영종도쌈밥집은 정말 제가 생각지도 못한 곳이었는데 은근히 이 동네에 이런 음식점이 많은 모양이더라고요.
근데 친구 말로는 이집이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나 다양한 찬이 깔리니 어떻게 놀라지 않을 수 있겠어요.
다른 쌈밥집을 안 가 본 건 아니지만 반찬이 많이 나온다고 해봐야 계란후라이, 김, 뭐 이런 걸로 대충 퉁치고 넘어가는 곳을

수 없이 봐 왔는데 여기는 그런 게 하나도 없습니다.
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에요 어머니의 정성이 느껴지지 않나요?

 

 

게다가 돌솥밥까지..돌솥밥은 엄마도 안 해주던 건데 "진짜 어릴 땐 이런 밥상이 왜 소중한 지 몰랐던 걸까."
밥 먹던 중에 한 녀석이 그렇게 읊조려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 구슬퍼집니다.ㅋㅋ
정말 요즘엔 한 끼를 때우기에 급급해서 이런 상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 같습니다.
급할 때면 대충 햄버거로 먹고, 아니면 단품 메뉴가 나오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니까요.

 

 

해봐야 김치랑 두어개 정도 찬이 나오는 게 전부였는데 여기는 목이버섯이며 나물이며 탕수육이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음식들이 그럴듯하게 차려지니까 놀랍더라고요.
이 한 상을 만들기 위해서 고생했을 사람들이 생각나서 정말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쌈밥집이니만큼 쌈이 빠질 수는 없죠.
굉장히 여러가지 종류가 준비되어 있어요 저희는 뭐가 뭔지 몰랐기에 그냥 왕창왕창 담아와서 싸먹었습니다.
그러다가 겨자 향이 나는 쌈을 먹어서 코가 찡해지기도 하고...

 

 

마지막으론 돌솥에 숭늉까지 거하게 말아 먹었죠.
서울에서 가기엔 살짝 먼 감이 있는 곳이었지만 주말을 이용해 나들이 갈 겸 들르기엔 정말 안성맞춤인 곳이었습니다.
게다가 요즘엔 날씨도 좋잖아요.
봄바다를 거닐다가 스윽 들려 훌륭한 밥상 받아 먹으면 꿀맛이지 않을까요.